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오색 연등 속으로 빠져든 불심

입력 2015-05-24 22:17  

나눔 배우고, 소원 빌고, 불교문화재 보고

조계사 등 전국 사찰서 법요식…남북통일 발원문도 발표
국립중앙박물관, '발원' 주제로 국보 등 문화재 431점 전시
소설가 김선우 씨, 원효대사·요석공주 사랑 그린 장편 출간



[ 박상익 기자 ]
불기 2559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25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봉축 법요식을 봉행한다. 이날 조계사에서 열리는 법요식에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스님과 신자 1만여명이 참석한다.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공동발원문도 발표할 예정이다. 불교의 가르침을 솔선수범하며 실천하고 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신자들을 격려하는 ‘불자대상’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지난 23일부터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발원, 간절한 바람을 담다’는 불교예술에 담긴 다양한 사람들의 바람을 보여주는 전시다. 소설가 김선우 씨는 신라시대 고승 원효의 삶과 사랑을 그린 신작 장편 《발원-요석 그리고 원효》(민음사)를 내놓았다.

○불교예술 후원의 밑바탕 ‘발원’

발원은 공덕을 쌓으며 부처에게 소원을 비는 것,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고자 다짐하는 맹세를 뜻한다. 사찰과 탑을 세우고, 불상과 불화를 봉안하거나 경전을 간행하는 불사(佛事)는 공덕을 쌓기 위함이었다. 이런 불사에 참여하는 이들은 자연스레 불교예술의 후원자가 됐다.

국립중앙박물관 ‘발원’ 특별전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품은 총 125건 431점으로 이 중 34건 134점이 국보와 보물이다. 사찰에서 소장하는 유물(성보)도 77점에 달해 평소 접하기 힘든 불교미술의 걸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왕족, 귀족, 관료, 향리, 일반 백성 등 불사를 후원한 각계각층을 살펴보면 시대에 따라 어떤 계층 인물들이 어떤 분야를 후원했는지 알 수 있다.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불상을 만들 때 불상 속에 넣었던 복장(腹藏) 유물이다. 발원문, 사리, 경전, 직물, 복식 등 종류도 다양하다. ‘금동아미타삼존불’ ‘목조관음보살좌상’ 등 불상 속에 감춰졌던 각종 유물이 보존 처리를 거쳐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수덕사가 소장하고 있는 ‘문수사 아미타불 복장물’(보물 제1572호)의 복식과 직물은 고려시대의 뛰어난 직물문화를 보여준다. 대구 파계사 원통전의 관음보살상 복장물인 ‘영조대왕 도포와 발원문’(중요민속문화재 제220호)도 눈길을 끈다.

불심에 의지했던 왕실 여인들의 삶도 유물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문정왕후가 발원한 ‘약사삼존도’, 순조의 세 공주가 발원한 ‘아미타불도’도 주목할 만하다. 스님과 백성들이 함께 조성한 ‘용연사 영산회상도’(동국대 박물관 소장)와 ‘감로도’(원광대 박물관 소장)는 뛰어난 예술미와 함께 장엄함을 안겨준다. 8월2일까지.

○천년을 넘는 휴머니즘과 사랑

장편소설 발원-요석 그리고 원효는 원효대사와 그를 사랑한 요석 공주의 이야기다. 작가는 이들의 사랑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냈다. 소설은 전쟁으로 혼란하고 권력 투쟁이 심했던 신라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원효가 추구한 이상을 전파한다. 계급 차별이 심했던 신라에서 원효는 “모든 존재가 존재 자체로서 존엄합니다! 부처님은 그렇게 가르치고 계십니다”고 외치며 백성들을 감동시킨다.

원효뿐만 아니라 요석을 중점적으로 조명한 것도 같은 소재를 다룬 기존의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작가는 요석을 원효의 인품과 지식에 감복해 그를 흠모하기만 했던 여인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았던 여성으로 표현한다. 소설 제목에 요석을 앞세운 것도 이런 까닭이다.

철학자 강신주 씨는 해제에서 원효와 요석의 사랑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 그는 “원효는 지금 모든 사람이 부처로 사는 세계,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민주주의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권력층을 자극했기 때문에 요석의 아버지 김춘추가 둘 사이에 추문을 일으켜 그의 영향력을 없애려 했다는 설명이다. 소설의 생생한 문체와 긴장감 있는 해설은 역사 속 인물들이 현재를 사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지금 우리는 어떤 발원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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